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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부 | 2007.12.09 00:00
    21세기 태양은 중화 경제권에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의 화교들은 수세기 동안의 굴욕에서 벗어나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있는 중국을 자랑스러워한다. 더욱이 경제력에서 일본보다 우세하다는 점에 화교들은 들떠있다. 중국대륙의 부흥을 이끌어 가는 엔진은 바로 화교들이다. 지금 이 시점에 확실한 것은 중국은 계속 번영할 것이며 손자의 시대가 다시 왔다는 것이다. 손자는 춘추전국시대 사람이다. 손자는 수세기에 걸쳐 내려온 전쟁과 음모에 관해 연구하면서 논리 정연한 지혜를 갖추게 됐고, 이를 지극히 평범한 말과 간결한 문체로 기록해서 그때까지의 전략과 전술을 집대성하였다.

    이 손자병법의 전편에는 자신을 숨겨야 한다는 철학이 짙게 깔려있다. "이익을 주어 유인하라. 성나게 하여 동요시켜라. 어지럽게 하여 이득을 취하라. 편하면 고생스럽게 만들라. 방비가 없는 곳을 공격하라. 알아차리지 못할 때 손을 써라. 상대방은 모습을 드러내도록 하되 나의 모습은 감추어라. 너를 감지하지 못하도록 기묘하게 처신하라. 인생의 모든 것이 속임수에 기반을 두고 있다. 자기를 드러낸다는 것은 언제든지 공격당할 수 있는데 반해 자기를 숨기면 자기역량의 10배의 힘을 발휘할 수 있으므로 너는 적의 운명을 다스릴 수 있을 것이다." 손자는 이러한 모든 활동이 유연하게 운영될 때 음양오행의 조화와도 일치한다고 하였다. 또 손자는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모든 노력이 헛될 때에야 무력을 동원하는데 이때에는 결정적이어야 한다고 하였다.

    일상생활에서 남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몸을 숨기라는 손자의 가르침을 성실히 이행하는 사람들이 화교들이다. 동양과 서양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틈바구니에서 생활하는 이들에게 손자의 가르침은 사업전략인 동시에 생존수단이었다. 거류지 국가의 박해와 냉대 속에서 화교들은 자연적으로 몸을 숨겼고, 온갖 종류의 베일로 자신을 감싸서 외부로 드러나지 않도록 주의하여 자기를 보호하는 데는 전문가가 됐다. 이렇듯 눈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움직임, 항상 베일에 싸인 듯한 불투명함, 예술적 경지에 까지 이른 케멜레온식 변신술 등은 서구인들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가족

    중국인들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항상 지독하게 근검 절약하는 생활을 실천한다. 아래를 내려다보지 않고도 무언가를 줍고, 위를 쳐다보지 않고도 무엇인가를 끌어내리는 사람이 바로 중국인들이다. 그들에게는 결코 휴식이란 게 없다. 중국인들이 자식들에게 늘 들려주는 이야기가 하나있다. 임종을 눈앞에 둔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말도 못하는 그 사람은 계속 손가락 두 개를 치켜들고 있었다. 그러자 그의 임종을 지키고 잇던 가족들은 등잔불에 심지를 두 개나 넣는 실수를 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등잔에서 심지 하나를 끄집어내자 그 사람은 안심했다는 듯 미소지으며 눈을 감았다고 한다.

    중국인은 기본적으로 정부라든지 나라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정부가 어떻게 좀 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애당초 하지 않는다.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요구도 하지 않는다. 중국 남부지방의 빈곤한 가정들은 무엇보다 가정을 우선한다. 가정은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경제단위였기 때문이다. 가족들 각자의 수입은 한꺼번에 관리되고, 각각의 구성원은 필요에 따라 허락을 받고서 돈을 쓸 수 있다. 가세가 좋아지면 각자의 지출도 늘어나고 가세가 기울면 가족 모두 함께 고생하며 참아낸다. 부유한 가정이든 궁핍한 가정이든 모두 이렇게 가족 전체가 하나의 회계단위이며 연금단체다.

    서양의 연금제도는 가입자가 사망하면 그가 그 동안 부은 연금을 되돌려 주지만 중국의 가족연금은 되돌려 주는 법이 없이 계속 붓기만 하여 자자손손 상속된다. 가족 다음의 수혜자는 일가친척이고 그 다음은 마을 주민, 그리고 더 나아가면 지역주민 전체로 확대된다. 마치 한 점을 중심으로 작은 원에서 큰 원으로 동심원을 그리며 확대되어 가는 조직망과도 같다. 기근이나 환난이 발생하면, 마을의 부자는 재난을 입어 어려워진 이웃을 도와야 하는 책임이 있다. 마찬가지로 부자가 망하여 다른 마을로 이주할 경우, 마을에는 이 피난민을 구제해야 하는 도의적 책임이 주어진다. 이처럼 눈에 보이지는 않으나 가족의식, 친족의식, 주민의식이 마법의 원이 되어 이들을 결속시키고 있다.

    이러한 마법의 원이 가족, 일가, 마을의 단위를 넘어 더 큰 조직체로 확대될 때, 그 조직을 공사라고 부른다. 중국인들은 광산, 공장, 농장, 해운회사 등 산업과 상업의 거의 전 부문에서 공사를 만들어 사업체를 운영해 나간다. 공사는 구성원들의 생존과 번영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어찌 보면 작은 공화국 같다. 그리고 공사의 구성원들은 가족관계에서와 같이 이익과 손실 모두를 균형 있게 공유한다. 지난날 중국의 공사들은 자신들의 이권보호를 위해 사병을 거느렸다. 많게는 6천에서 1만 명에 달하는 사병을 양성했던 공사도 있었다. 오늘날 서양의 기업체와 비교할 때, 중국의 공사는 사용자 단체인 동시에 노동조합이라는 이중의 역할을 수행한다. 중국인이 가족을 떠나 외국으로 나가게 될 경우, 공사는 그의 가정 역할까지도 해준다. 객지에 나간 외로운 중국인이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공사의 보호력 뿐이다.

    화교사회에서는 동향 출신자 이외에는 모두 외국인과 다름없다. 화교들에게는 대대로 피해망상증과 신비주의의 색채가 이어져 내려왔다. 이는 중앙조정과 지방의 군주와 관료들, 그리고 라이벌 그룹의 박해와 탄압, 음모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려는 자기 방위 본능에서 탄생하였다. 따라서 화교들은 동향인 조직을 가장 중요시한다. 화교들의 고향은 강남의 4개 강 마을 뿐이다. 4개의 강 중 3개는 푸젠성에 있는데, 푸저우를 가로지르며 흐르는 민강, 아모이 부근의 주룽강, 푸젠성이 발원지이면서 광둥성 산터우를 지나는 한강이 그것들이다. 그리고 네 번째 강은 광둥성 광저우의 주강이다. 산터우는 광둥성에 속해있지만 그 생활양식과 문화는 한강을 통해 푸젠성과 연결되어 있다. 이 4개의 강 하구 삼각주 지역의 주민들은 서로간에 의사소통이 안 되는 각기 다른 방언을 사용한다. 방언단체의 조직을 유지시키는 규율은 조직원의 신용이다. 신용이 있는 조직원들 사이에서는 담보 없이 돈을 빌려주어도 안심할 수 있으며 은밀하고도 사적으로 그리고 증인이 없어도 돈 거래가 가능하다.


    저력

    환태평양 지역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며 노동력이 풍부한 곳이다. 이 지역에서 자금력과 조직력 면에서 가장 우뚝 솟아있는 세력이 바로 화교다. 해외의 중국이라 할 수 있는 화교제국은 인구 5,500만명에 국민들은 복잡하고 난해하기로 유명한 각종 조직들, 상회, 방언단체, 삼합회, 공사, 종친회, 지역회 등에 속해있다. 이 화교들이 바로 환태평양 국가들의 군주들이다. 5,500만 화교는 중국인구의 4%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어떻게 이 5,500만 국외 추방자들이 인구 12억의 빈곤한 거인 중국대륙을 현대화로 이끌고 갈 수 있을까?

    비결은 바로 그들이 그 수에 비해 엄청난 재력을 동원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아시아에 거주하고 있는 화교의 GNP는 4,500억 달러로 이는 중국 GNP의 125%를 넘으며 일본을 제외한 모든 환태평양 국가들의 GNP를 앞지른다. 화교들의 상호 단합된 조직력은 일본의 사무라이 기업군단이 발휘할 수 있는 능력보다 뛰어나다. 대만의 1인당 경화 보유고는 일본을 앞지르고 있고, 은행 저축 액은 3천 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이러한 대만도 화교제국 쪽에서 보면 아주 작은 한 귀퉁이에 지나지 않는다.

    유동자금의 보유 면에서도 화교는 세계에서 가장 샘이 깊은 우물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화교들이 동원할 수 있는 유동자금은 전세계 어느 정부도 통제할 수 없는 해외에 은닉되어있는 보장성 재산을 제외하고도 2조 달러 규모에 이른다. 전체 화교인구의 2배에 달하는 인구를 보유한 일본의 유동자금 규모는 1990년 현재 3조 달러이다. 일본은 정부의 치밀한 통제하에 경제기적을 이룩한 데 비해 화교는 자신들에게 배타적인 외국 땅에서 남모르게 이 같은 경제기적을 이룩했다. 화교들은 이국 땅에서 사업에 성공했고, 이 기술과 경험에서 얻은 지식이 오늘날 베이징 정부를 대상으로 또다시 눈부신 성공을 낳았다.

    중국의 경제 특구는 화교들에게 직접적으로 호소했다. 커쟈인, 차오저우인, 푸저우인, 아모이인, 하이난인, 광둥인, 촨저우인 들은 고향으로부터 악의 없는 간청을 받았다. 누구인들 고향의 간청을 거절할 수 있겠는가? 중국인들이 부자가 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반체제운동을 막을 수 있는 최고의 해독제는 바로 돈이다. 대륙의 정책은 큰 효과를 거두었다. 외국인 자금중 80% 이상이 화교를 통해 성사된 것이며, 대륙의 합자기업체 자금 총액의 75%가 화교 자본이다. 홍콩과 타이완, 두 곳에서 유입된 자금은 전체 화교 자본 중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일본의 대륙투자 총액의 10배가 넘는 규모이다. 화교들은 자신들의 고향에 집중적으로 투자했고 고향사람들과 거래를 했다.

    화교거물들의 성공과정은 서구의 억만장자들의 그것과 비교해 볼 때 다른 점이 상당히 많다. 뛰어난 사업가 기질과 막강한 조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은 같으나, 뇌물과 권력가의 후원 없이 성공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아시아에서 화교들은 정치적 후원을 얻어내는 탁월한 기교와 까다롭기 그지없는 거류지 정부로부터 독점권을 확보해 내는 요령을 가지고 있다. 화교는 장사의 프로이다. 이들은 사업의 일체를 절대 비밀에 부친다. 화교들은 똑똑하고 부지런해서 또한 억척스럽고 검소한 생활, 그리고 현명한 투자로 부자가 되었지만 그외에도 인종적 단결력, 지하조직, 정치적 실용주의. 탁월한 정보수집, 그리고 신속한 대응력으로 부자가 되었다. 화교가 모으는 정보는 다방면에 걸쳐있다. 라이벌 기업의 동향이나 치안정보, 정치정세는 물론이고, 풍속, 습관, 유행, 스캔들까지 모두 모아서 적의 허점을 찌른다.

    그들의 사업윤리에는 두 가지의 원칙적인 사고방식이 있다. 첫째 신들린 듯 열심히 개인의 부를 추구하는 것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가족과 공동체에 혜택을 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둘째, 재산이 몰수당하는 일을 막기 위해 해외로 재산을 도피시키는 것을 명예로운 일로 생각한다. 오늘날 전세계 통화량의 60%에 달하는 자금이 해외에 은닉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중 많은 자금의 주인이 바로 화교들이다.

    화교에 대해 깊이 연구해 보면 상하이 엘리트들이 화교들의 경제적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은 과거에도 그리고 지금도 국제 금융산업계의 첨병이다. 또 이들이 바로 제조업을 뒷전으로 밀쳐놓고 자금회전이 훨씬 빠르고 수익성이 높은 증권, 채권, 외환투기, 부동산에서 수익을 챙기는 새로운 국제적 투기경제를 조장했던 배후인물이다. 오늘날 환태평양 국가 및 중심국가에서 성업중인 수많은 화교계 은행의 휘황찬란한 건물이면에서 그들은 여전히 서양인들이 어렴풋이 이해하고 있는 중국인들의 관시(관계), 종족에 대한 충성심, 네트워크, 비밀조직, 수점과 토점같은 점성술을 이용하고 있다. 화교들은 서양에서 가장 우수한 것만을 골라서 자신들의 전통과 접목시켰던 것이다. 오늘날 화교들은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관시와 점술을 실리콘 반도체와 광섬유에 연계시키고 있다.

    오늘날의 화교는 5백년 전의 화교와 같다. 유가의 계급의식이 전통적으로 대물림되고 있는 화교사회의 조직은 가부장제도하에 치밀하게 짜여져 있다. 집안과 일가에는 가장이 있고 동일업종의 조합에는 조합장이 있다. 삼합회에는 두목이 있으며 우산살같이 전세계에 퍼져있는 방언단체들도 위대한 통치자의 감독을 받는다. 각 거류지 국가의 화교세력 통치자는 대체로 실업계의 최고거물인 경우가 많다. 이들 역시 국제적인 대부에게 복종한다. 대부는 본토의 고향에 거주하는 인물일 수도 있고, 아니면 타이페이, 홍콩, 방콕,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인물일 수도 있다. 전통과 재력, 이것이 전 세계 화교단체를 이끌어가는 대부의 심오하고 강력한 무기다. 대부가 타계하거나 은퇴할 때에는 계승자를 지목한다. 계승자는 전 대부의 뒤를 이어 전세계 화교집단을 이끌어간다. 이것이 화교사회이다.


    "관시"

    중국인들의 자금은 "관시"라는 독특한 체계를 통해 움직인다. 어떤 일이든지 관시를 통하면 자금을 융통할 수 있다. 관시는 과거 농경시대에 이웃간, 친척들, 그리고 친구들간에 서로 호의적으로 물물교환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여 성장을 거듭해왔다. 중국인 들은 마치 어부들처럼 결혼, 학교, 클럽, 비밀결사를 매듭으로 삼아 관시라는 그물을 짰다. 혹은 부모로부터 물려받기도 햇다. 이처럼 관시는 상속이 가능하고 이전도 된다. 공산주의 사회에서도, 사업의 수익성은 담보되지 않았지만 관시 형성은 보장되었으며 이는 공식적인 채널을 우회하는 일종의 담보물이었다.

    관시는 고통을 덜어주고 총알도 막아준다. 분쟁과 불화가 일어낫을 때에도 당사자들이 공동으로 관시를 맺고있는 사람이 중재에 나서면 이내 화해가 이루어진다. 중국인들이 인맥을 쌓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본토와 상업적인 협조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관시를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 본토와 뿌리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확실한 효험을 발휘할 것이다. 향후 최소한 20년간 관시는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될 것이다. 중국 내에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관시를 통하는 길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관시는 가장 좋은 경험과 최선의 선택, 최고의 수익을 제공할 것이다. 관시는 특히 규제가 거의 없거나 혹은 적은 곳일수록 필수적이다. 그러한 곳에서는 관시가 없는 사람은 그저 겉돌 수밖에 없다. 관시는 그렇게 난해할 것도 없다. 오늘날 거물급 화교들은 케임브리지, 하버드, 혹은 워턴 대학에서도 바로 이 관시라는 그물을 짜고 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지연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예를 들어 아모이계 기업은 차오저우계 기업이나 다른 지역에 연고를 둔 기업과는 거래를 삼갔다. 그들은 물품구매나 시장조사를 위해 타향에 갈 경우에도 반드시 현지의 동향사람이나 동향조합을 통해 일을 했다. 자금의 융통도 반드시 동향 사람들을 통했으며 대출금은 반드시 상환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신용이 유일한 사회보장 수단인 중국인 사회에서 그것도 동향인 사회에서 신용을 잃어 설자리가 없어져버린다.

    이들은 오랜 기간에 걸쳐서 깨달은 바가 있었다. 될 수 있는 대로 소규모로 투자하고 또 중심부로부터 멀리 떨어지라는 것이 그것이다. 화교들은 자신의 출생지를 벗어나 대륙 전체를 보고 투자했던 역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최고의 회수율이라는 것을 그들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 화교들은 자신의 돈을 투자하지 않고 외국기업에 고용되거나 그들의 컨설턴트가 되어서 그 자금을 대륙으로 끌어들인다. 즉, 가능한 한 다른 사람의 투자과정에 매판으로 참여하여 거액의 수익금만 챙기고 자신의 돈은 여전히 안전하게 보관해 두는 식이다. 실업계를 선도하는 거물들은 이러한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극도로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고향과 사회간접시설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그 외의 지역이나 산업분야에서는 자신의 자본이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비 중국계 외국인 투자가들과 합작업체를 설립하는 방식을 택한다.

    화교는 전 세계에서 가장 교제가 능숙한 집단이다. 그들은 마음속으로 상대방을 싫어할 때라도 싫어하는 표정을 짓지 않는다. 오히려 싫어하는 사람일수록 생글거리며 다가가서 아양을 떨고 착 달라붙는다. 즉, 진정한 적일수록 자기편으로 만드는 것이다. 원래 큰 범죄자일수록 붙임성이 좋다. 중국인은 뇌물에도 융통성이 많다. 뇌물을 주는 방법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중국은 세계 제일의 뇌물천국이기 때문이다. 대륙에서의 사업상 거래의 절반은 요란스러운 부패행위를 수반한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임금과 임대료, 원료비로 들어가는 경비보다 더 많은 돈을 뇌물로 상납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수출입 분야에서도 절차가 아닌 변칙이 일상화되었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 백억 달러의 검은 돈이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 이러한 방법을 송장사고라고 부른다. 수출 규모는 축소 조작되고 수입 규모는 과대 포장된다. 계약서들은 뻥튀기 되는데 예를 들어 계약서 상에는 협상가격보다 10% 높은 가격을 기재하고, 그 차액은 결국 해외에 은닉된다.

    본토인들도 자신들의 귀감인 화교들과 마찬가지로 일단 해외와의 관시가 형성된 이후에는 국경과 국제관행에 따른 제재를 받지 않는다. 타이완에서 외환관리 규제가 강화되자 타이베이에서 거래되던 금괴와 달러가방은 다음날로 홍콩에 도착했다. 싱가포르 화교들 역시 까다로운 외환관리 규정을 거치지 않고 전화 한 통이면 홍콩을 거쳐 취리히로 바로 송금이 가능하다. 방콕, 파리, 패서디나, 벤쿠버의 중국인들도 이러한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런 도시에서는 어찌됐든 중국인이 먼저이고 그 다음으로 외국인 차례다. 어쨌든 서구와 일본의 기업가들은 화교들이 중국 본토에서 관시를 이용해서 최고의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을 무척 질시하고 있다.
    (내외신문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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