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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부 | 2007.12.09 00:00
    금융권에는 부자들의 돈을 관리해주는 조직이 많다. 요즘 증권사나 은행에서 자주 볼 수 있는 PB(Private Banking)팀이나 VIP 전용 자산관리 조직 등이 그런 조직이다. 이들을 자주 찾는 사람들 중엔 60대들이 많다. 사회 일선에서 물러난 그들이 모아놓은 재산을 죽을 때까지 관리하려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족들에게 재산을 상속할 때 따르는 세금 문제는 60대 이상의 부자들에게 최대의 관심사다. 세금에 대해 준(準)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자랑하는 노인 부자들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들의 재산관리 노하우는 지극히 단순하다. 안전한 은행에 맡겨두고 최대한 돈을 안 쓰는 것이다. 우리가 그들로부터 배울 점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30대에서 50대 사이에 부자가 된 사람들에게선 배울 것이 많다. 이들은 위험을 감수할 줄 알고, 정보를 활용할 줄 알며, 이에 덧붙여 창의력을 발휘해 돈을 끌어모았기 때문이다. 하루아침에 돈벼락을 맞은 졸부들이 아닌 진짜 부자들, 자신의 힘으로 재산을 모으고 관리하는 이들에겐 뭔가 다른 점이 있다.

    오랫동안 고액자산가들에게 세무 컨설팅을 해온 삼성증권 류우홍 S&I클럽 팀장은 30대 부자와 40대 부자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재미있는 설명을 한다.

    우선 30대 부자들은 돈을 잘 쓰지 않는다. 남의 눈을 의식해서 외관도 검소하게 하고 다닌다. 이들의 비밀 모임에 나가보면 화려하게 놀 것 같은데, 그렇지가 않다.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조촐하게 즐긴다. 차도 쏘나타급을 주로 탄다. 국세청으로부터 자금출처를 추궁당할까봐 걱정해서인 듯하다. 법에 저촉되는 일은 하지 않았지만, 지레 겁부터 먹는다고 할까.

    하지만 40대 부자들은 다르다. 돈을 잘 쓴다. 차도 최고급을 타고, 식사도 호텔급 레스토랑에서 한다. 돈 쓰는 재미로 사는 사람들이라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앞으로 돈을 쓸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듯하다. 또한 나이도 어느 정도 됐기 때문에 돈이 많다고 국세청 눈치를 볼 까닭도 없다.

    류팀장에 따르면 30대와 40대 부자들은 돈을 번 방식에서도 차이점을 보여준다. 30대 부자들이 대개 주식으로 돈을 모았다면, 40대는 벤처기업을 일궈 돈을 모았다. 30대가 ‘한방’으로 거금을 끌어모았다면, 40대는 쓴맛을 보면서 부를 축적했다. 이렇듯 부를 축적한 방식이 다르다보니 30대와 40대는 재산 관리방법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30대는 웬만하면 자기 힘으로 돈을 관리한다. 금융 전문가들에게 재산을 맡길 때도 상당히 신중하다. 꼼꼼하게 따져보고 거래한다. 금융 컨설턴트들의 재산관리 제안을 받아들일 때도 다른 금융 전문가들에게 검토를 부탁한 뒤에야 수긍하고 인정한다. 그래서 이들은 재산을 관리하는 데 보수적이다.

    이에 비해 40대 부자는 화통하다. 금융 전문가들이 절세방안에 대해 조언하면 군말없이 받아들인다. 사업을 일궈 부를 축적한 사람들에게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은 이처럼 전문가의 말을 믿는다는 점이다. 그들은 남의 능력을 이용할 줄 알고, 신뢰한다. 류팀장은 “40대는 거의 감으로 비즈니스의 타당성을 검토할 줄 안다”고 말한다.
      
      
    시작보다 과정 중요시

      
    그러나 40대는 처음엔 쉽게 받아들이지만 진행 과정은 세심하게 챙긴다. 이는 30대 부자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점이다. 예를 들어 전문가가 절세를 위해 빌딩을 짓는 방법을 제안하면 40대 부자는 그 자리에서 ‘OK’ 한다. 반면 30대는 꼼꼼하게 따지고 든다. 왜 평당 400만원의 건축비가 들어가는지, 왜 그 지역에 빌딩을 짓는지 일일이 따진다. 전문가가 제시한 절세 방안 보고서를 들고 또 다른 전문가를 찾아가 조언을 청한다. 그래서 마지막에는 평당 390만원의 건축비로 건물을 지어달라고 수정안을 제시한다.

    여기서 30대와 40대 부자의 재산 관리방식이 달라진다. 40대는 제안을 듣는 순간 그 자리에서 좋다고 말하지만, 건축이 진행되는 중간 과정을 꼼꼼하게 살핀다. 그리고는 불쑥 “창문이 좋지 않다. 바꿔달라”고 한마디 툭 던진다. 그러면 공사를 진행하는 실무자들은 이 사람이 건축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생각에 공사비 집행을 착실하게 한다. 제대로 평당 400만원짜리 공사를 한다는 얘기다.

    30대는 그렇지 않다. 처음엔 빡빡하지만 일이 시작되면 헐거워진다. 이들은 속으로 ‘실무자들에게 전문가처럼 보였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이런 나에게 설마 부실공사는 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이러다보면 공사 실무자들은 공사를 대충대충 한다. 평당 390만원짜리 공사를 실상 300만원짜리로 한다. 처음에 10만원 깎았던 것이 허사가 된 것이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조율하면서 사업을 해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다. 40대는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면서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남의 도움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남의 도움을 이끌어내는 법도 안다. 그러나 30대는 자신의 힘으로 부를 축적했기 때문에 남의 도움을 받을 줄 모르고, 이용하는 데에도 서툴다.

    ‘성공하는 남자, 성공 못하는 남자’(마스이 사쿠라 지음, 럭스미디어)란 책에선 부자와 성공하는 사람의 공통점을 전해준다. 이들은 큰 병마에 시달렸다거나 근무하던 회사가 도산했다거나 큰 실수를 했다거나 경영하던 회사가 망한 적이 있는 등의 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런 시련들은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 진정한 부자일수록 겸손하고 검소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모 증권사 PB팀장은 “30대 부자와 40대 부자는 여자관계에도 차이점이 있다”고 말한다.

    일반화시킬 수는 없지만 굳이 예를 들자면 30대 부자는 정기적으로 섹스를 하는 여자가 두세 명 있다. 말하자면 ‘뜨거운 애인’을 곁에 둔다는 것. 그러나 술집을 다양하게 출입한다. 색다른 경험을 탐닉하며 여전히 ‘또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는 여자가 있다고 믿는다.

    이에 비해 40대 부자는 정기적으로 관계를 맺는 여자가 거의 없다. 깊은 관계가 시작될 즈음에 관계를 정리한다. 술집은 자주 가는 곳이 서너 곳 정도 있지만, 여러 곳을 전전하지는 않는다. 이들은 가족의 중요성을 잘 알기 때문에 가정을 파괴할 정도로 애인을 만들지 않는다.

    가정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가족끼리 서로 다른 주머니를 찬 경우는 50대 부자들에게서 볼 수 있는 공통점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금융가 PB팀은 아무리 한가족이라도 남편과 아내의 계좌에 돈이 얼마나 있는지 가르쳐주지 않는다. 남편과 아내가 같은 은행의 고객일 경우 실수로 은행 PB팀 직원들이 상대방의 재산 정도를 알려주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대부분은 부부싸움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나 몰래 계좌를 터서 돈을 숨겨왔다’는 것이 부부싸움의 기폭제 노릇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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