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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부 | 2013.01.31 02:01

    미국 오바마 2기 국무장관으로 내정되었던 존 케리 상원의원이 의회 청문회 등 인준절차를 무난히 모두 마치고 2월 1일 정식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청문회에 출석했을 당시 의원들의 질문과 답변을 잠깐 듣게 되었는데, 솔직히 필자는 의아해 할 수 밖에 없었다. 의원들이 케리에게 쏟아내는 질문엔 소위 도덕성 검증이란 질문과 질타들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케리 청문회는 현 세계를 주도하는 미국의 국무장관의 위상을 높일 국정 능력을 주로 검증하는 자리였다. 물론 북핵 전문가인 존 케리이기에 북한과 관련된 질문도 있었지만, 필자가 유심히 볼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미국 청문회 분위기와 질문들 이었던 것이다.

    차기 박근혜 정부의 인사 핵심은 책임총리제를 운용할 총리가 누가 되느냐다. 하지만, 전 헌법재판 소장이었던 박노봉 현 인수위원장이 스스로 사퇴하면서 차기정부의 밑그림이 일정부문 뒤틀릴 수 밖에 없게 된 것은 심히 유감이다. 

    앞서 존 케리 청문회 이야기를 했지만, 미국 검증 시스템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서양의 합리적 사고 방식이 제대로 투영된 제도가 바로 미국 공직자 검증 시스템이 아닌가 한다. 청문회 D-DAY 6개월 전부터 시작하는 내부 검증절차는 각 부문 별로 동시에 실행된다. 

    인수위에서는 개인적 양심에 따른 주관적 조사를 위해 신상조사부터 심층면접, 재산경력 등에 대한 질문과 답변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동시에 백악관 인사처, 대통령 자문위원회 사무처, 공직자 윤리위원회도 가담하게 되며, FBI, IRS 등에선 범죄기록과 세무탈세 혐의 등을 집중 조사하게 된다. 이러한 내부 검증시스템을 통해 많은 후보자가 걸러지고 사퇴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본 청문회에선 이러한 검증시스템을 통과한 자를 대면하게 되는데, 필요하다면 실제 참고인을 요구할 수도 있고 관련 기관들로부터 의회가 보고를 직접 받을 수도 있다. 참으로 대단하다는 것은, 후보자에 대한 주위 평판까지 조사하고 있다는 점인데, 이는 정말 샅샅히 알아야 하겠다는 국민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화된 체제하에서 조차 인준이 거부된 경우(22.5%)도 역사상 있었다 하니 참으로 어렵고 긴 검증 관문이라 할 것이다. 결코 아무나 할 수도 아무나 해서도 안되는 자리가 바로 고위 공직이란 위치라 할 것이다.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산업화 민주화 정부를 거치면서도 아직까지 제대로된 검증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는 정치권이 스스로 불신을 키우는 원인 중 하나다. 

    이번 박근혜 당선인은 많은 정치 역정을 거치면서 나름대로 인맥을 착실히 키워 온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나름의 밑그림은 완성한 셈이다. 하지만, 대통령 당선이 되면서 그 인맥을 제대로 활용할 방안을 두고 고심에 빠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를 앞에 두고 중도 사퇴한 박노봉 인수 위원장 파동이 바로 그것이다. 

    누구는 말한다. "능력이 더 중요하지 않냐고...."," 인사청문회에 예수님 부처님도 통과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청문회가 범죄인 다루는 곳이냐고?" 

    이런 항변에 필자도 어느 정도는 동의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 영향을 끼쳤고 끼치고 있는 많은 능력있는 자들이 제대로 인생을 살아왔는지 그래서 우리 사회를 부강하고 건강하게 키울 제목들이냐를 두고는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그들이 이제 주요 공직에 들어설 시점에서 그 검증 사슬에 걸려들었다면 그당시 우리 사회의 전반적 분위기에 편승했던 그 자신의 인생을 이제는 되돌아 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점이다. 

    그때는 다 그랬으니 할 수 없었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소리다. 얼마 전 새 정치를 표방했던 안철수씨도 그런 전력을 두고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을 보면 우리 사회의 병은 고질적이라 할 만하다. 

    이제는 남 탓 하기 전에 미래의 자식들 부터라도 제대로 키웠으면 한다. 정말 고위 공직에 뜻을 두고 국가를 짊어질 사명감을 키우고 싶다면, 어린 시절부터 차곡차곡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국가를 위해선 고위 공직자 만이라도 제대로 중심을 잡고 있어야 하기 않겠는가! 거짓과 탈법을 배격하고 오직 양심적인 잣대로 인생을 사는 사람들을 인정하는 사회 분위기는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인사 청문회의 궁극적 사명도 여기에 있음이 분명하다. 

    인사가 만사라며 인사의 중요성을 통감하고 있는 박근혜 당선인에게 권고하고 싶은게 있다.

    첫째, 검증은 광범위하게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밀을 유지하는 선에서 언론과는 칸막이를 치더라도 각 유관 기관들의 협조를 통해 제대로된 검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대로된 검증은 문제있는 후보자가 내부 검증 중에 스스로 사퇴하는 순기능을 가질 수도 있다.

    둘째, 비밀은 유지해야 하겠지만, 그 비밀이 누설되는 것을 두려워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궁금해 하는 국민과 언론에게 주는 충격요법은 순간이지만, 그 잘못된 인사는 정권에겐 치명타가 될 수도 있음을 결코 잊어선 안된다. 소탐대실을 경계해야 한다.

    셋째, 그 검증과정에서 하자가 없다면 추측과 과장에 개의치 않았으면 한다. 적극적 대응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임명직 고위 공직자는 국가의 거울이고 지표다. 후보자 자신들의 과거의 사생활을 넘어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처럼 조직 관행까지 덮어써야 하는 불운을 견딜 결연함도 공직자의 또 다른 평가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의연함과 떳떳함이 필요한 직업이기에 그렇다. 

    사실, 고위 공직자에 대한 기초 검증은 도덕성인건 분명하다. 하지만, 오직 능력을 위해 도덕성이 희생되는 '조조식 인사(求賢令)'도 불만이지만, 능력없는 도덕 군자 또한 못지않게 문제라는 것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주위 평판까지 보는 미국의 예처럼 삶의 뚜렷한 지향점이 그 공직자를 판단하는 잣대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여야 정치권에선 인사 내부검증 시스템을 하루빨리 제도적으로 갖추고, 미국의 도덕성 판단선을 참고하여 우리의 적절한 도덕 기준점을 위한 룰을 사회적 합의를 통해 반드시 마련해야 국가 중대사인 인사 혼란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동일한 시스템이 합리적으로 작동되어야 함은 국가이익(질서)과도 통한다 할 것이다. 민주당도 급해야 할 이유다. 사실, 만신창이가 된 후보자가 용케 인준되었다 할지라도, 그가 과연 제대로 일을 할 명분이 있을지 의문이기에 시스템으로 사전에 걸러내는 작업은 너무나 중요한 것이다.

    동시에, 도덕성에 기대어 찢고 만신창이로 만드는 것이 아닌 제대로된 청문회 정신을 구현해 능력과 철학도 적절히 표방할 수 있는 장이 되도록 여야의 합의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심히 과장된 청문회(신상털기)로 인해 능력있는 인재가 공직을 외면하고 낙마하는 어처구니를 방지키 위함이다. 

     

    (내외신문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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