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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부 | 2013.04.29 01:00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현재 산적해 있다. 내부적으로는 성장 동력 발굴을 통한 국내 경기 활성화가 시급하고, 외부적으론 새로운 대북관계 정립 그리고 엔저와 함께 꿈틀대는 일본의 우경화 대응책 모색 등이 있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해야 할 것은, 바로 내년이 만료 시한인 한미간 '원자력 협정'을 우리 현실에 맞게 개정하는 작업이다. 포화시점이 된 지금이 적기인 것이다. 협정 개정은 당사국의 이익이 충돌하거나 상반될 경우에 그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현실적 부담을 가진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도 그러한 맥락이다.  

    아직 입장차가 큰 두 나라는 연장전 돌입을 준비해 놓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일단 내년에 협정 만료 시한을 2년 더 연기해 놓고 오는 6월부터 매 3개월마다 개정 협상을 벌이기로 합의했기에 그렇다.  

    해당 관료들은 그동안 미국과의 원자력 협정 개정을 완수한 사례를 면밀하게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이번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을 두고 이의를 제기하는 자들도 있어 비판이 우선 필요해 보인다.  

    그들은 반대 논리를 경제적 이유에서 찾고 있다. 핵 농축이나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를 하게 된다면,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 도입 비용 그리고 재처리 시설을 짓기 위한 높은 건설비와 운영비로 인해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제적 이유로 일본을 빼곤 미국이나 프랑스 등 선진국들은 재처리 시설을 가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기술이 우리에게 없어 기술습득 기간도 만만찮다고 한다. 그러기에 차라리 핵 폐기장을 더 만들어 사용후 핵연료를 저장해 놓고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면 꺼내 재활용하면 되지 않느냐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천안함식 반대 논리다. 원전에서 채산성도 중요하지만, 적어도 핵 농축이나 재처리 재활용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全 전력 생산에서 원전 비중 35%를 자랑하는(?) 우리에겐 치명적일 수 있다는 걸 결코 간과할 수 없다.  파이로프로세싱 공정이나 고속로 경수로 소형로 등의 재처리 기술상의 차이점은 계속 연구해야 할 분야인건 물론이다. 

    필자는 위의 반대 논리와 저장능력의 한계를 지적하기 전이라도 원자력 협정 개정 문제를 자주적 핵 권리로 받아들여야 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평화적 이용을 전재로 한 원자력 권한 말이다. 핵 농축과 재처리 시설을 운영하든 안하든 그건 오히려 나중 일일 수 있다. 이번에 못하면 최소 20년을 또 앙탈해야 할 지 모른다. 대한민국의 현실에 맞는 법 개정은 해놔야 할 시점이다. 일본이나 인도가 핵 농축과 재처리 권한을 미국으로부터 얻고자 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문제는, 미국의 의심을 풀 재주를 가지는게 관건이다. 대한민국과 미국은 핵 문제에 아직 서로의 신뢰를 쌓지 못한 상태다. 투명성을 보일 방도를 찾아야 하겠지만, 미국이 개방된 대한민국을 의심하는게 심하다는 생각이다. 북한, 이란도 아닌데 말이다.  

    미국을 설득해 성과를 낸 1988년의 일본과 2008년의 인도는 자신들의 전략적 성공을 자축했을 것이다. 미국도 어차피 국익을 위해 정책 방향을 틀기 마련이다. 함축된 정치적 경제적 고려에서, 정치적 무게의 추가 조금 더 크게 느껴진다.  

    미국이 1988년 재처리 권한을 일본에 허용할 당시, 당시 세계 2위인 일본의 경제력을 간과할 수 없었음은 물론 전략적 동반자인 일본을 무시할 수 없었던 상황 논리가 있었다. 이미 두 차례의 핵실험 전력이 있고 NPT 가입국도 아니었던 인도는, 미국과 2008년 '미국,인도 원자력 협력 및 비확산 강화법'을 맺어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권리를 얻었고, 드디어 2010년에는 '미국,인도간의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시설 2곳 건설 등을 포함한 부속 협정'을 체결하는데 성공하게 된다. 이는 미국 부시가 3년 전인 2005년에 만모한 싱 인도 총리를 초청 하여 준 통큰 선물의 결과였다. 3년은 입법기간이었고 미국산 우라늄 사용과 관련 시설 건설이 조건이었다.  

    이것은 미국의 아킬레스건을 잘 알고 있었던 인도의 승리였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 세력을 규합하고 있음을 잘 활용한 댓가였고, 여기에 핵 시설 건설을 미끼로 미국 재계를 이용하는 치밀함도 있었던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의 조지 W.부시는 만모한 싱에게 원자력 권리를 주면서 오히려 "세계가 더 안전해 졌다."는 표현을 썼다는 점이다. 국제 제도권에 이제 들어왔다고 하면서 말이다. 미국이 대한민국에 들이대는 잣대를 감안하면, 분명한 반칙이고 논리의 비약이다. 인도는 미국이 감당키 힘든 국가라서 그런가!  결국 미국에게 비핵화 비확산은 큰 그림일 뿐이라는 소리다. 

    현 세계는 자국의 이익을 위한 이해관계로 얽혀 있다. 미국도 자신들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논리엔 무너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대한민국도 당연히 다차원적이고 치밀한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아직 미국의 핵우산을 필요로 하는 대한민국이기에 협정 파기나 핵 무장 논리를 펴는 극단적 자세를 지양(止揚)하고, 보다 세련된 무기(미국을 자극할 전략적 논리 개발, 민관이 하나된 전방위 총력전으로 의회와 행정부 설득, 오바마를 향한 박대통령의 의지에 찬 설득력)를 장착해야 한다. 또한 미국의 경제적 측면(35%에 이르는 높은 원전 비중으로 원료수입 해외 의존성 증대 그리고 시설건설)을 강조하고 정치적으론 중국을 등거리로 활용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과거 인도나 일본의 사례를 보더라도, 이번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은 하기에 따라서 그 모습은 달라진다고 확신한다. 다만 운신의 폭이 좁을 수 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고 난관을 뚫을 능력이 대한민국 위정자들에게 과연 있을지가 여전한 의문이지만 말이다.  

    (내외신문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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