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뉴스
  •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 편집부 | 2013.04.15 00:02
     

    지난 12일 금요일 밤, 순간 깜짝 놀라게 하는 멘트가 라디오를 통해 흘러 나왔다. "박노봉 위원장님......"으로 시작하는 누구의 목소리.......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인 박노봉에게 예를 갖추라는 민주당 의원 심재권의 발언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뒤라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분명 그者 라고 생각했지만, 기자가 마지막으로 전한 말씀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한국인으로서 최초 유엔 사무를 총장을 연임하고 계신 반기문 총장이었다. 

    그가 말한 전문은 이렇다.

    "박노봉 위원장님에게 제가 진심으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민족의 궁극적인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대화를 통해서 모든 현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이런 모든 도발적인 행동을 자제하시고 대화의 창으로 돌아오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이것은 제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진심으로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절절한 경어들이 피자에 치즈가 녹듯이, 잘 스며들어 있다. 북한이 그것도 공식적으로 역적패당 등 악의적이고 자존심을 씹는 발언들을 하는 마당에 이렇게 높은 경어를 쓰면 고상하게라도 보이는 것일까!  박노봉이 이를 듣고 禮를 생각했다면 너무나 다행일 터지만, 아마 그런 생각을 할리도 할 생각도 없다고 본다면, 그의 불타는(?) 氣만 세운 꼴이 되었다. 남한의 자존심을 갉아먹었다는 말에 이의가 없어 보인다. 오판을 불러 일으키는 최고의 목록은 바로 상대방의 굴종적 모습이 아니던가?

    반 총장은 11일(현지시각) CNN 방송에 출연해, 간판 앵커 울프 블리처가, 박노봉이 볼텐데 한국어로 그를 향해 한마디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즉석에서 말을 하게 된 것이었다. 

    임기 5년의 유엔 사무총장은 세계의 CEO라 불리며 국가원수나 총리급 예우를 받는 고귀한 직책이다. 현재 반 총장의 임기는 2017년 까지로, 그 자신이 존경의 대상이다. 그가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이 국민들에겐 귀감이 된다는 소리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해도 약점은 있는가 보다. 반 총장께서는 의연함을 통해 좀 더 신중하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더 말하지 않겠지만, 반 총장은 전임자인 가나의 코피아난 총장과 대비되는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는 평이다.  

    외국 선진문물을 체험하고 익혔던 박노봉이 왜 대화를 모를까!

    사실, 현재 김씨 왕조가 영속하기 위해 펼치는 북한인민 통치술 그리고 김씨 왕조의 절대적 과업인 남한의 적화 통일을 위해 미국과의 분쟁의 불씨를 달구는 통일전설술은 이미 김일성 김정일에 의해 프로그램된 것이다. 이러한 북한식 외길수순은 그들의 부귀영화를 위한 체제 수호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북한정권이 자신들의 욕심을 위해 남북관계를 오직 상하 개념으로만 보는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진정한 남북 대화의 순기능은 그 의미를 상실할 뿐이다.  

    반 총장 스스로 미래를 봐서라도 잘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일단 손자뻘 되는 박노봉에게 고개를 숙인 것인지는 모르지만, 한껏 달아올라 어느 쪽이 헤게모니를 쥘 수 있느냐의 기로에 선 이때에 나온 그의 발언은 대한민국에 찬물을 퍼부은 꼴이다. 북한을 정말 모르는 선의로운(?) 자들로 인해 북한정권과 북한인민의 이중적 삶은 계속될 수 밖에 없어 안타깝기만 하다.   

    민주당 심재권이나 반 총장의 발언들을 들으면, 서양의 한비자라 불리는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 떠오른다. 존경과 두려움의 대상 중 한가지만 취해야 할때는,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편이 더 안전하다고 한 어록이 실감난다는 것이다. 두려움이 극에 달할 때는 존경으로 그 실체가 바뀌는 것인가? 하지만, 주권 국가의 국회의원이, 유엔 사무총장이 왜?..........

    반 총장의 생각이 좀 더 치밀했다면, 한국어로 말해 달라는 요청을 정중히 거절하고 경어에 둔감한 영어로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참담한 북한 인민을 더 생각해야 하는 유엔 사무총장이 강력한 독재자 김씨 왕조의 후예인 박노봉을 禮를 넘어 굽히기까지 한 모양새, 국제 사회는 혼란스럽다.

    대화 자체로는 이제 그 의미가 없다. 굴종적 대화 제의는 더 한 고통과 오판으로 부메랑화될 뿐이다. 그 대화에 정정당당한 수평적 관계를 남한이 요구하지 않고 북한정권 또한 수용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대화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내외신문발)
    수정 답변 삭제 목록
    255개(6/13페이지)
    칼럼·논평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이전다음 글쓰기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