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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부 | 2013.05.23 01:06

    "그럴줄 알았다. 니들의 그 알랑한 속성이 어디 가겠나?"

    이는 부자들 특히, 더럽고 추접은 돈에 눈 밝히는 가진 자들을 향한 없는 자들의 앙칼이다. 

     

    신분 사회, 가진자와 못 가진자라는 대립적 구조는 인간이 지구상에 존재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이어온 숙명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높은 자와 가진 자들도 낮은 자와 못 가진 자들을 향한 자기 희생적 노력에 공을 들여왔던 측면도 결코 간과할 수는 없다. 정자가 자신의 자손을 위해 난자에 모성애를 심어놓는다는 말 처럼, 가진 자들의 그런 행위도 분명 자기 번영적 속성의 한 단면일 것이다. 

     

    문제는, 이런 순기능적 부자들의 속성도 이젠 메말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의 신분적 가치인 자본은 항상 그 추접은 뒷거래를 통해 못 가진 자들을 능욕해 온 측면이 강함을 누가 부인할까! 특히 전쟁의 위험이 일정부문 감소하고 매너리즘에 빠질 시대엔 그 자본을 다루는 인간의 간교함은 그 절정에 다다르게 되는 것이다.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시대나 고려시대 조선시대를 통틀어 보더라도 한번 이뤄진 자본 축적은 쉽게 뺏기는 법이 없었다. 하지만, 그 정의로운 가문의 전통이 후대를 지나면서 점점 퇴색되고 온갖 거짓과 탈법 불법이 응용되면서 점점 사회가 나락으로 빠져들고 결국 멸망의 전철에서 빗겨갈 수 없었다. 

     

    이번 CJ그룹 3남매의 탈세 의혹과 미국 워싱턴 DC에 본사를 둔 비영리 탐사 보도기관인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가 폭로한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한국인 명단 공개도 그렇게 놀라울게 없지 않을까 싶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그것을 정상적 관행이라 보는 그들 족속 아니겠나? 

     

    사실, 탈세는 생각할수록 심각한 범죄다. 그들이 법률적으로 약정된 금전을 지불치 아니하고 착복하는 것은 국가와 사회를 유지할 근간을 해치는 짓이기에 결코 살인의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한마디로 무임승차를 통해 암적 존재로 성장하게될 그들 탈세자다. 그 뿌리를 뽑느냐 아니냐의 차이는 국가와 사회의 극명한 궤적과 일치한다.     

     

    CJ그룹의 불법 죄목은 일단, 탈세다. 최소 5000억원대의 비자금이라는데, 국내의 차명재산 뿐 아니라 버진 아일랜드의 페이퍼 컴퍼니나 홍콩의 특수목적 법인을 통한 해외로부터의 비자금 조성의혹이 강한 상태다. 당사자들은 고 이병철 회장 장남의 자식들로서, 이재현 CJ그룹 회장 이미경 부회장 CJ재산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인 이재환씨다. 이들은 측근에게 비자금 금고지기를 맡기고 고가의 악기나 미술품들을 사들이면서 가격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온 것으로 보이는데, 처음엔 국내에서 비자금을 조성하다가 2008년 검찰 수사가 압박해 오면서 그 비자금을 해외로 빼돌린 꼼수를 부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표적 조세 피난처인 미국 동남쪽에 위치한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는 이제 더 이상 낯선 곳이 아니다. 이 곳은 외국환 관리법 등의 규제가 없고 익명성이 보장되고 극히 낮은 세율(바하마,케이맨제도 등 조세천국은 아예 조세가 없다.)을 적용하는 관계로 자본 도피수단의 최적지이며, 현재 조세 피난처에 숨겨진 자산은 최대 11조달러를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선구자(?)로 밝혀진 자들은, 전 경총 회장을 지낸 이수영 OCI회장 측,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 측,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막내동생인 조욱래 DSDL 회장 측으로 3명의 가족들이다. 이들은 모두 가족들을 이사로 등재시키고 있고 법인등록시 해외 부동산 거래가 이뤄졌다고 보여지기에 의심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구체적 계좌나 금액은 폭로되지 않아 잘 알 수는 없지만, 상당한 자금이 묻혀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1차 폭로에 의하면 페이퍼 컴퍼니 한국인 설립자는 245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들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것 자체는 적법한 기업활동의 과정이라면 불법이 아니다. 우리나라 재벌 11곳이 250개 정도의 자회사를 설립해 놓고 있고, 대부분 적법 절차를 통해 세금을 잘 납부하고 있다고 하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겉보기와는 달리 불법 역외탈세는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악랄하고 교묘하며 거대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들은 정상적 기업활동을 하면서도 뒤로는 은근슬쩍 비자금을 빼돌려 탈세를 일상화하고 있다. 선과 악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는 추한 일면이다. 이런 일면은 대한민국 그 누구도 빗겨갈 수 없을 것이다. 역외탈세 추징 세액이, 4년 전과 비교하면 건수는 7배 이상, 세액은 6배 이상 늘고 있는 현상이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역외탈세 혐의를 제대로 밝힐려면, 금융거래 정보, 돈의 성격 등을 통한 보다 섬세한 수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솔직히 정상적 기업활동을 위한 순수한 마음에서 그런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자가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수면으로 보이는 정상적 기업활동은 보여주기가 아닐까 하는 것이다. 더구나 부부 아들 친척을 동원한 이유는 무엇이란 말인가? 

     

    색안경을 끼고 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들의 자업자득이다. 국내에선 산업화의 첨병으로 온갖 특혜를 받아오며 성장해왔고 어쩌면 이제는 베풀어야 할 단계인데도, 오히려 선친의 어려운 시대를 잊은 그 자손들은 온갖 첨단 불법 장치들을 동원해 자본을 쓸어담고 있는 상태다. 거대조직을 통해 우리 사회를 좌지우지하고 있으며, 더구나 자신들의 당연한 의무이기도 한 갑을상생의 경제활동을 규제로 폄하하면서 성장을 미끼로 위협하며 경제민주화의 정당성을 훼손시키는 작태를 보이고 있는 그들이다. 당연한 경제성장도 일방적 특혜나 방조로 인한 결과물이라면 이제 더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물론 탈세 혐의자들도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하겠지만,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비뚤어진 삶의 철학인 것이다. 국가와 사회에서 영원히 존경을 받기 위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변함없는 가치관은 물질적 가치를 뛰어넘는 그 무엇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경총회장류의 사회 지도층이 심히 의심되는 상황에서, 재수없이 걸렸다는 남 탓하기 전에, 가진 자들은 이제 인간내면에 꿈틀대는 삶의 철학이 필요한 시점이다.

     

    (내외신문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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