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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부 | 2013.10.26 01:04

    배심원, 법질서 불감증 만연 

    한국의 현실은 사법부 개혁이 이루어진다 해도 모든 것이 법 앞에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이루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생각된다. 국민의 사고나 정서가 법과 공정을 쫒기 보다는 오히려 감성에 젖어 불법에 힘을 실어 주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으로 국민 스스로도 공정을 버린 이런 원인으로 정치인들과 직업 공무원에게 공정을 요구하기 어렵다고 본다.

    어제 열린 ‘나꼼수’의 김어준과 주진우의 재판을 보며, 아직 한국 국민은 법을 받아들일 정도로 성숙한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그 좋은 예라 볼 수 있다.

    물론 전임 대통령의 경우도 헌법을 부정한 사례도 있고, 동류의 사건을 놓고 판결을 내리는 사람이 달라질 때마다 사법부의 갈팡질팡한 판결도 국민의 법질서 수준을 질적으로 낫게 만드는데 일조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공정치 못하고 비상식적인 사건이나 행동들로 인해 국민 자체도 법질서를 염두에 두기 보다는 개인적 취향이나 감성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한편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법을 기초로 운영되고 집행 된다고 생각하면 거의 틀리지 않을 거라 본다. 이것을 토대로 한국이라는 나라도 만들어진 국가다. 이런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이 법을 외면한다면 과연 국가의 운영이 제대로 이루어지겠는가. 물론 법에도 예외는 있다. 국가에 전쟁이 발발해 위급한 지경까지 도래했는데 법을 지키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렇듯 법도 사람이 만들어 놓은 불완전한 부산물에 불과해 불합리한 것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으로 계속해서, 시대 별로 혹은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개정도 하고 새로운 법 제정을 하게 된다.

    한 예로 요즘 어린아이를 둔 부모들이 선호하는 동화책에는 이런 내용을 싣고 있다. ‘법을 지킨 왕’이라는 동화의 내용을 보면 소를 신성시 하는 어느 국가에서 왕자가 소를 잡아먹는 일이 발생 한다. 소를 신성시 하던 국가라 소를 잡아먹게 되면 법으로 사형에 처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왕은 자신의 아들을 죽일 수 없어 이번만은 그냥 넘어가고 다음부터 법을 잘 지키자는 말로 이 사건을 마무리 한다. 그리고 한 참이 지난 후 적국에서 쳐들어와 국경에서 큰 싸움이 벌어지게 된다. 오랜 기간 전쟁을 치르다 보니 식량이 부족해지자 국경 수비대 장군이 남아돌던 소를 잡아 병사들을 배불리 먹이게 했다. 이를 알게 된 왕은 신하들이 국가 비상사태이니 이해하고 넘어가자는 의견을 무시하고 결국 장군을 사형에 쳐 한다. 이 일 직후 신하들은 도망치고 적군은 이 나라 왕궁에 들어와 마당에서 소를 잡아 잔치를 벌이게 된다. 포로가 되 죽음을 기다리던 왕의 마지막 말은 “나는 법을 지키려고 한 것 뿐 인데” 였다. 여기서 왕의 잘못된 행위는 법사상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한국의 요즘 상황이 과연 앞서 언급한 동화책의 내용과 유사한 위급 상황인가를 ‘나꼼수’ 재판에 참여한 배심원들과 재판관에게 묻고 싶다. 연장선상에서 이들 배심원들의 행위는 역대 위정자들의 잘못된 관행이나 불법적 행위로 인해, 국민들로 하여금 법에 대해 강도 높은 불신을 갖게 해 법을 우습게 보는 이번 경우처럼 판결을 하게 되었다고 치부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한낱 궁핍한 변명에 불과 할 뿐이란 생각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미국도 금주법을 1920년에 만들어 시행하다, 국민의 반대로 유명무실해져 1966년에 미시시피주를 끝으로 폐지하게 된다. 그러나 이 금주법을 폐기하기 까지 불법적으로 주류를 제조한 사람들에 대한 처벌을 미국 연방정부는 엄정하게 법을 집행했다는 것이다. 국민들 실생활에 불편하고 불합리하다고 해도 일단 법으로 발의 돼 제정 되었다면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재판은 국가의 중요 선거의 향방 뿐 아니라 살인과 관련 된 큰 사건이었다. 그러나 배심원들은 주씨 등이 수사기관과 변호사를 통해 상당한 취재를 했고, 기자는 사실로 믿을 만한 의혹을 보도할 수 있다는 취지로 평결했다. 이어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판사 김환수)는 배심원들의 이 의견을 받아들여 결국 주씨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 배심원과 판사의 논리대로라면 오히려 검찰과 경찰이 박지만씨를 살인 교사 혐의로 수사해야 하지 않겠는가.

    또한 ‘나꼼수’의 무죄선고와는 달리 글자 몇 자에 벌금형을 맞고, 몇 마디 한 것이 사실과 다르다고 벌금형을 맞은 보수시민단체 사람들과는 형평성에 크게 어긋나는 것이다. 진보를 추구하는 사람이면 사실 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거짓을 언급해도 무죄를 선고하고, 보수를 추구하는 사람은 단어 한 마디를 잘 못 쓴 것을 트집 잡아 벌금형을 때리는 한국의 이런 현실이 진정 안타까울 뿐이다.  

    (내외신문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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