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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부 | 2014.11.19 18:50

    2003년이 몇일 남지 았았던 날, 시간은 새벽 3시쯤 되었을 겁니다. 새로 구입한 젠하이져 HD650을 명기라 불리우던 CD플레이어 4대에 번갈아 끼워가며 음질테스트용 CD의 같은 곡을 듣고 또 들었습니다.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는 마음 속 메시지를 애써 누르길 수 십번, 그 순간 제 귀를 스쳐지나가는 기타 선율의 떨림. 분명 전에는 들어보지 못했던 디테일이었습니다.

    "휴.. 이제 됐다..."

    이번에도 실패하지 않았다는 안도감. 그렇게 가늘게 이어가던 자존심의 끈을 붙잡고, 나른해진 몸을 의자에 기대어 뉘인체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박스 수 십개에 나뉘어 담겨져있던 500개가 넘던 이어폰/헤드폰/CDP/MDP들. 10년을 모아오던 나의 추억이고 내가 세상과 타협하고 싶지 않았던 "진리"의 산물들이었는데 갑자기 모든 것이 덧 없고 막연해졌습니다.

    "나 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헛 웃음이 옅어질때 쯤 오감을 자극하던 "음질"이 "음악"으로 들리기 시작 했습니다. 처음 알았습니다.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 동원 되었던 소리가 바로 음악이었고, 그 음악이 내 생각 보다 더 슬픈 선율 이었다는 사실을.

    뜨거웠던 10년. 실패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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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어폰 매니아들의 음질 집착에 대한 담론사진첨부파일 편집부 201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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